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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점수(漸修)다

평촌0505 2021. 4. 21. 13:39

삶은 깨침이다.

깨침은 내가 깨져야 온다는 데,

그 게 다시 개벽의 삶일 터.

 

우리네 삶에서 돈오(頓悟)는

언제 어떻게 오나?

하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게 문득 깨침일 터.

 

도올은

돈오를 점수(漸修)의 계기랬다.

깨침은 단박에 오지만,

그게 삶이 되게 하는 건

오직 차차 닦는 과정에 내재할 뿐이다.

 

해서 수운은

“땅은 거름을 들여야(地納糞土)

오곡의 풍성한 남음이 있고(五穀之有餘),

사람은 도덕을 닦아야(人修道德)

백가지 쓰임에 어그러짐이 없다(百用之不紆)”고 했다.

 

하여,

사람으로 나기도 어렵거니와,

사람 되기는 참으로 지난(至難)하다.

사람의 길은 잠시도 나를 떠날 수 없는 것이기에

내 삶의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는 게

사람으로 태어난 내 운명이다.

 

그 운명의 주인공이 점수(漸修)란 걸

이제 서야 겨우 알아차렸네.

늘그막에 아직 갈 길이 멀다.

 

(2021.04.21. 『동경대전』<유고음(流高吟)을 읽던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