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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도시로 몰려드는가

평촌0505 2023. 6. 29. 19:51

나는 1945년 해방둥이로 시골에서 태어나 중학교 다닐 때까지 고향(구미/선산 고아 평촌)에서 자랐다. 고등학교는 부산서 다녔고, 대학은 서울서 시작했으나, 대구에서 공부를 마쳤다. 그로부터 나는 지금까지 약 60년 가까이 대구와 그 근교에 살고 있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낸다지만, 나는 서울이 싫다. 그냥 내가 사는 이곳(대구/경산)이 좋다.

 

<지리산책> 시간에 박찬석 선생(전경북대 총장)은 ‘도시 라고스(Lagos)' 라는 주제로 이렇게 말했다. “라고스는 아프리카에서 제일 큰 도시다. 인구가 2천만으로 세계4위다. 인구가 하루 3천명, 1년에 100만 명씩 불어난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가장 먼저 침수 피해를 입을 도시가 라고스란다. 어떻게 라고스가 큰 도시가 된 걸까? 2억1천만 나이지리아 인구가 라고스 밥이다. 도시의 기원은 시장이다. 강과 육지와 호수를 끼고, 농산물과 수산물 생산/교환이 쉬운 곳이다. 게다가 나이지리아 산업혁명의 중심지가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직업이 있어 사람이 모이는 것으로 알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면 저절로 직업은 생겨난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도시 중심의 오피스 건물이 약 20%나 비었다고 한다. 상업 공간 과잉도 문제란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대도시로 몰려든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만(P. Krugman)은 뉴욕 타임스 기고(2023.06.02)에서 사람들은 곧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다고 했다. 우리 일상은 자주 통화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있단다. 해서 대도시의 공실(空室)은 곧 회복될 것이란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할수록 대도시 집중현상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본다. 도시로 삶이 쏠리는 현상은 관계맺음에 따른 인간본성 때문이라고 했으나, 김민남 교수는 문화적 요인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보기에 도시화는 사회적 관계유지를 선호하는 인간본성의 작용이면서 문화적 요인이 유인가로 동시에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 현상은 계속 늘어나겠지만, 과연 그게 바람직한 현상인지 쉽게 수긍이 가질 않는다. 왜냐하면 도시화 현상은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심화를 부채질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나이가 들면서 도시 중심보다는 도시 주변의 쾌적한 공간을 더 선호한다. 정년 후에 나는 경산에 주거를 정해 살아 온지 벌써 12년이 훌쩍 지났다. 살아보니 나는 경산이 맘에 든다.

 

대구인접 지역이어서 대구광역시에 속하지는 않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면 편하게 대구시내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경산은 남매지와 남천이 있어 산책하기에 퍽 좋은 조건이다. 나는 주로 남천 쪽으로 산책을 즐기는 편이다. 그리고 캠퍼스가 가까워 가끔 도서관 이용도 편하다. 나는 여생을 그냥 경산에서 보내고 싶다.

 

라고스는 큰 도시이긴 해도 살기 좋은 도시는 아니다. 박찬석 선생은 좋은 도시는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으면서 생활비가 싸고, 범죄가 적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면서, 공해가 적고 일자리가 있는 도시라 했다. 그래서 나는 경산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