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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한 만추(晩秋)

평촌0505 2024. 11. 19. 18:51

나이 탓인가,

빚진 마음 때문인가?

80줄인 내게

만추는 허전하다.

게다가 한 번씩 적막하다.

 

저녁 반주(飯酒) 끝에

나도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마누라가 놀란 눈빛으로

왜 그러냐고 다그친다.

 

늙어가는 마누라에게

부담 준 걸 후회한다.

나이 들어 부담이 되는 건

그 자체로 고통이자 짐일 터.

 

그럴 수는 없다.

허전한 마음도

낙엽처럼 떨치자!

낙엽 하나가 떨어지는 데도

온 우주의 힘이 필요하다는데.

 

허전한 속마음은

무슨 힘으로 감당할꼬.

방하(放下)!

다 내려놓아야 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