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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李木) 선생 추모제에 다녀와서

평촌0505 2025. 6. 15. 11:25

비 내리는 주말(2025.06.14.) 교육계의 참스승으로 존경받는 이목(李木; 1922-2015) 선생 10주기 추모제·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지식과 세상> 조합 일행이 승용차로 선생님의 묘소가 있는 의성군 금성면 산운리 쪽으로 갔다. 대구서 출발할 때만 해도 비가 많이 내렸으나 의성 산운생태공원 집결지에 도착하니 신통하게 비가 멈췄다. 비 온 끝에 산수가 더 신선하게 우리 일행을 맞아 주었다.

 

사실 나는 살아생전에 이목 선생님을 직접 뵈온 적이 없었다. 주로 김민남 교수(경북대 명예교수)를 통해 우리나라 교원노조 설립 운동 원조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 게다가 선생님은 말년에 일부러 우리 <지식과 세상> 조합을 방문하셔서 기부금까지 내셨다. 그런 인연으로 오늘 나는 선생님의 추모제에 참석하게 된 게다.

 

이목 선생님은 1960년 한국교원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아 일했다. 이듬해 5.16 군부에 의해 특수반국가행위5년간 옥고를 치렀으나, 2010년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선생님은 1960년대 교원노조운동의 현장 보고서로 한국교원노동조합운동사(1989)를 펴내 우리나라 교육노동운동의 경전이 되었다.

 

배창환 시인은 참스승 이목 선생 추모비에 이렇게 적었다.

 

역사의 바퀴는 멈춘 곳에서 시작하고

미완성으로 마감하는 생의 자리에

초목도 사람도 다시 일어서느니

 

여기, 이 땅이 내신 이

질곡의 세상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캄캄한 어둠 밝혀낸 횃불 하나

스스로 산 역사가 되고

민족, 민주, 평화, 인간을 세우는

한국 교육 운동사의 크나큰 별

온천지에 우뚝하여라

 

...(하략)

 

이렇게 이목 선생은 한국 교육 운동사의 크나큰 별로 후학들에게 기억되고 존경받는 분이다. 나는 오늘 이목 선생님의 추모식에 참석해 나 자신을 반추해 본다. 평생 특수교사를 길러내는 일에 종사한 나는 과연 후학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부끄럽고 두렵다.

 

선생께서는 노년에 훌륭한 명예가 없는 것은 일생에 안타까운 일이랬다. 명예교수로 나는 어떤 명예를 내세울 수 있는가? 그것은 내가 말할 바가 아니다. 다만 죽기 전에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