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과 삼일신고
우리 민족의 가장 오랜 원전(原典)인 천부경, 삼일신고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천부경(天符經)』
유래: 지금부터 9천년 이상 전부터 환인(桓仁)이 다스리던 환국(桓國)으로부터 구전된 글인 천부경과 삼일신고(三一神誥) 등에는 천지인(天地人) 삼신과 우주만물이 하나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음. 혹자는 환웅(桓雄)시대부터 약 6천년 이전에 천부경이 구전되어 온 글이라고 봄.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朴堤上)은 『부도지(符都誌)』에서 천부경은 상고시대 아시아의 대제국 환국(桓國)이 세계의 정치‧종교적 중심지로서 세계문화의 산실 역할을 하게 했던 ‘천부보전’(天符寶典)이라 했다.
『천부경』의 요체: 천지인 삼위일체를 밝힘으로써 ‘천부중일’(天符中一)의 이상을 명징하게 제시한 세계경전의 종주(宗主)이자 원류라 할 만한 진경(眞經)이다. 여기 ‘천부중일’(天符中一)의 이상이란 천지인 삼재(三才)의 융화가 인간 존재 속에 구현된 것으로서, 『천부경』의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을 축약한 ‘中一’과 천부경의 ‘天符’를 합성한 것이다.
『천부경』은 상경(上經) ‘천리’(天理), 중경 ‘지전’(地轉), 하경 ‘인물’(人物)의 주제로 나뉜다. 상경 ‘천리’는 다음과 같다.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석삼극무진본(析三極無盡本); ‘하나’에서 우주만물이 비롯되지만 시작이 없는 하나이며, 그 하나에서 천지인 삼극(三極)이 갈라져 나오지만 근본은 다함이 없도다.
천일일(天一一) 지일이(地一二) 인일삼(人一三); 하늘의 본체가 첫 번째로 열리고, 땅의 본체가 두 번째로 열리고, 인물의 본체가 세 번째로 생겨남이라.
일적십거(一積十鉅) 무궤화삼(無匱化三); 하나가 쌓여 크게 열(十)을 이루지만, 다시 다함이 없이 천지인 삼극(三極)으로 화(化)하게 되는 도다.
중경(中經) ‘지전’(地轉)은 이렇다.
천이삼(天二三) 지이삼(地二三) 인이삼(人二三); 하늘에도 음양(二)이 있고, 땅에도 음양이 있으며, 사람에게도 음양이 있어 우주만물이 생장‧변화하는 도다.
대삼육합(大三六合) 생칠팔구(生七八九); 대삼(大三), 즉 하늘의 음양과 땅의 음양과 사람의 음양이 합하여 육(六)이 되고, 이어 칠, 팔, 구가 생겨나는 것이라.
운삼사(運三四) 성환오칠(成環五七); 천지인 셋이 네(四) 단계 - 하나, 천일 지일 인일, 천이 지이 인이,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 -을 운행하면서 오행(五行)이 생성되고 음양오행(七)이 만물을 낳는 과정이 끝없이 순환 반복되는 원궤(環)를 이루는 것이라.
하경(下經) ‘인물’(人物)은 이렇다.
일묘연만왕만래(一妙衍萬王萬來) 용변부동변(用變不動本); 하나의 묘리(妙理)한 작용으로 삼라만상이 오고가며 그 쓰임(用)은 무수히 변하지만 근본은 변함이 없도다.
본심본태양(本心本太陽) 앙명(昻明)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 인간의 근본 마음자리는 우주의 근본인 태양과도 같이 광명한 것이어서, 이렇게 환하게 마음을 밝히면 사람 속에 천지가 하나가 되어 천지인 삼위(三位 혹은 三神)일체를 체득하게 되는 것이라.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하나’에서 우주만물이 비롯되고 다시 하나로 돌아가지만, 끝이 없는 영원한 ‘하나’로다.
삼일신고(三一神誥)
전래: 『삼일신고(三一神誥)』는 ‘일신강충’(一神降衷; ‘하나’님이 인간 중심에 내려와 계심), ‘성통광명’(性通光明; 인간이 하나님의 진성과 통하면 태양처럼 광명하게 됨), ‘재세이화’(在世理化),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원리를 밝힌 총 366자로 이루어진 민족 고유의 경전이다. 『태백일사(太白逸史)』에는 삼일신고가 본래 ‘신시개천’(神市開天) 시대에 나온 것으로 글의 내용은 대개 “하나를 잡아 셋을 포함하고, 셋이 모여 하나로 돌아가는” ‘집일합삼(執一合三) 회삼귀일(會三歸一)’의 원리를 근본으로 삼는다고 한다. 또 기록에는 “환웅천왕이 처음으로 개천한 이래 백성들을 교화함에 있어 천부경을 풀이하고 삼일신고를 강의하여 크게 가르침을 폈다.”고 나와 있다.
요체: 『삼일신고』의 핵심은 그 제목이 말해주듯, 천지인의 ‘삼신일체’(三神一體)에 기초한 산일(三一)사상이다. 여기 ‘삼일신고’란 망령됨을 돌이켜 참됨으로 돌아가게 하는((返妄卽眞) 신명(神明)한 말씀이라는 뜻이다. 즉, 삼일사상이란 곧 ‘일즉삼(一卽三)‧삼즉일(三卽一)을 일컫는 것으로, 우주만물(三)이 ’하나‘(一)라는 게다. 『삼일신고』의 궁극적인 뜻은 ’천부중일‘(天符中一)의 이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 ’천부중일‘의 ’중일‘(中一)은 『천부경』 하경(下經)에 나오는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을 축약한 것이다. 이는 삼일신고가 ’삼즉일‘의 이치를 드러낸 천부경 하경편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백성들을 교화하기 위한 교화경(敎化經)으로서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다.
『삼일신고』는 크게 5장으로 나눠지는데, 1장은 ‘하늘’(天)이라 하였다. 하늘을 공경하는 경천(敬天)의 도는 허공을 향해 상제를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참본성, 즉 내재적 본성인 신성을 경배하고 따르는 것이다. 참본성이란 우주만물에 편재(遍在)해 있는 생명의 본체인 ‘하나’(一)를 일컫는 것으로 그 ‘하나’의 본질을 근원성‧보편성‧무한성으로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하늘(天)과 성(性)과 신(神)은 별개가 아니다.
2장 ‘일신’(一神)은 ‘하나’의 무한한 창조성을 밝히고, 그 ‘하나’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일신’편은 천지인 삼신(三神) ‘하나’님이 시작도 끝도 없는 근본자리에 계시어 우주를 주재하고 만물을 창조한 것이란다. 이 ‘하나’님은 인간의 중심에 내려와 계시니 ‘일신강충’(一神降衷)이요, ‘하나’님의 진성(眞性)과 통하면 인간은 태양과 같이 광명하게 되니 ‘성통광명’(性通光明)이다. 이는 곧 사람이 하늘임을 알게 되는 것으로, 성통(性通)은 재세이화‧홍익인간의 구현이라는 공완(功完)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인 동시에 인간의 자기실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3장 ‘천궁’(天宮)에서는 하늘을 신국(神國)이라 하고, 이 신국의 천궁에 일신(唯一神, 즉 ‘하나’님)이 계신단다. 우주만물은 지기(至氣)인 ‘일신’의 화현이므로 우주만물과 일신은 둘이 아니며 따라서 천궁은 우주만물의 중심에 존재한다. 오직 참본성이 열리고 공덕을 완수한 자만이(性通功完) ‘하나’님과 하나가 될 수 있고, 지상천궁을 세울 수 있다. 여기 참본성이 열린다는 것은 사람의 몸이 곧 ‘하나’님이 계시는 신국임을 깨달아 ‘시천주’(侍天主)의 자각적 주체가 되는 걸 의미한다.
4장 ‘세계’(世界)에서는 천지창조와 은하계의 생성과 별의 진화, 그리고 태양계의 운행과 지구의 형성과정에 대해 말해 준다. 천지창조와 더불어 우주만물이 화생(化生)하는 시작도 끝도 없는 전 과정 자체가 한 이치기운(一神)의 조화작용인 게다.
끝으로, 5장 ‘인물’(人物)에서는 사람과 만물이 다 같이 근원적 일자(一者)인 ‘하나’에서 나왔으며, 그 하나의 진성을 셋으로 표현하여 ‘성(性)‧명(命)‧정(精)’이라 하였다. 이 삼진(三眞)을 바탕으로 본성과 통하고 공덕을 완수(즉, 性通功完)할 수 있다는 게다. 즉,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관통하는 천지인 삼신일체(三神一體)의 천도(天道)를 닦으면 성통공완(性通功完)을 이룰 수 있단다. 이는 바로 삼일(三一)원리의 실천성을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