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학(炳學)이 동생
동갑내기 사촌동생 병학이
함께 자라고
한마당에서 놀고 했던 너.
자라서는 서울서 함께 자취하면서
네가 김장사한 덕분에
맨 간장에 구운 김은 원도 한도 없이 먹었다.
모진 세월 견뎌내고
서점차려 살만하더니만
덜컹 암에 걸려
사그라진 몸으로 고향에 돌아와
보고 싶은 사람 있느냐 물으니
병하(炳廈) 형 한 번 봤으면... 했다지.
16년 전 늦가을
고향 옛집에 누운 너를 잡고 우린 흐느꼈지.
세월이 한참 지나
유고(遺稿)로 남은
병학이 동생 시어(詩語)가
다시 나를 부르네.
오늘은 병학이 동생이
유독 보고 싶은 날.
그래서 고향이 그리운 날.
<201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