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훈은 나이 들어 슬픈 건 진짜 슬픈 것이랬다. 5남매 중 4형제의 막내인 내가 어느 날 혼자 남게 되었다. 위로 형님 두 분이 돌아가시고 마지막 남은 형님도 지난 4월에 이 세상과 작별 했다. 부모님이 별세하신 것은 세대 차의 순리로 그냥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막상 바로 위의 형님까지 돌아가시고 보니 같은 핏줄 중에 나만 외따로 세상에 버려진듯하다. 나는 한 참 늦둥이여서 부모님의 사랑도 적잖이 받았지만, 나이 차이가 많아 형님들로부터도 귀여움을 받으면서 자랐다. 그래서 인지 이번에 셋째 형님이 돌아가시고는 그 슬픔의 여운이 비교적 오래 간다. 언젠가는 나도 먼저 돌아가신 형님들 산소 끝자락 어디쯤엔가 뼈를 묻게 될 터. 집에서 거실을 지나치다 어느 초로의 여인이 ‘꿈에 본 내 고향’ 노래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