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중반을 넘어서니
안경 도수도 더 높여야하고
이빨은 진작부터 부실해지더니
이제 딱딱한 음식은 부담스럽다.
언제부터인가 말소리를 놓쳐버린다
이른바 노화성 난청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둑처럼 찾아온 게 노화다.
낡아빠진 몸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게
노년이란 걸 속절없이 체감한다.
노자(老子)는 내게 몸이 없으면
무슨 걱정이 있으랴 했다.
그래도 노년에 잃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여유가 늘고 외풍(外風)에 쉬이 흔들리지 않는다.
늙을수록 맘이 여유로우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늘어날 터.
해서, 오직 믿을 건
내 마음뿐이다.
낡은 몸을 끝내 짊어지는 것도
내 마음(spirituality)일 터.
늘그막에 몸나에서 얼나로
솟나는 삶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