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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니

평촌0505 2022. 9. 18. 16:08

 

70대 중반을 넘어서니

안경 도수도 더 높여야하고

이빨은 진작부터 부실해지더니

이제 딱딱한 음식은 부담스럽다.

 

언제부터인가 말소리를 놓쳐버린다

이른바 노화성 난청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둑처럼 찾아온 게 노화다.

 

낡아빠진 몸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게

노년이란 걸 속절없이 체감한다.

노자(老子)는 내게 몸이 없으면

무슨 걱정이 있으랴 했다.

 

그래도 노년에 잃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여유가 늘고 외풍(外風)에 쉬이 흔들리지 않는다.

늙을수록 맘이 여유로우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늘어날 터.

 

해서, 오직 믿을 건

내 마음뿐이다.

낡은 몸을 끝내 짊어지는 것도

내 마음(spirituality)일 터.

늘그막에 몸나에서 얼나로

솟나는 삶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