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특이한 곤경이다. 우리에게 인류세는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곤경’이다. 문제는 노력하는 만큼 해결이 가능하지만, 곤경은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이자 난관이다. 인류세에 기후생태 위기는 우리에게 죽고 사는 실존적 위기다. 아니 그 위기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의 곤경이자 난제다. 앤 드루얀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2020)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깨어날 수 있을까? 기후변화와 핵 재앙이 인류문명과 수많은 다른 종들을 돌이킬 수 없게끔 파괴하는 미래로 몽유병자처럼 걸어가는 일을 어떻게 하면 그만둘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을 —공기, 물, 지구의 생명을 떠받치는 구조, 미래를— 돈과 단기적 편리보다 귀하게 여기는 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