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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에 정보 네트워크의 힘

인류세는 정보와 에너지 소비가 넘치는 시대다. 특별한 정보네트워크의 힘은 특별한 에너지 소비를 보태기 마련이다. 지식정보 시대에 정보네트워크의 위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강해지고 있다. 인류세에 기후생태 위기를 완화 조정하기 위한 대안으로 우리는 정보네트워크의 힘을 지혜롭게 활용할 수는 없을까?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는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Nexus)』(김명주 옮김, 2024)를 해독해 본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 혁신 덕분에 우리네 삶이 전반적으로 편리하고 나아진 게 사실이다. 최근 몇 세대 동안 기술 혁신과 정보생산은 그 양과 속도에서 전례 없이 증폭했다. 하지만 숨 막힐 듯 빠른 속도로 유통되는 정보 때문에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다중위기를 겪고 있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유발 하라리는..

카테고리 없음 2025.03.07

구미 금오산 나들이

경산에서 구미까지 전동열차가 새로 개통되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4김 모임에서 90대 밑자락이지만 여전히 활기가 있으신 K 교수께서 구미까지 나들이를 제안했다. 경산에 거처하는 3김이 경산역에서 만나 구미행 전동열차를 탔다. 새로 개통한 열차 내부가 깨끗하고 의자가 따뜻했다. 게다가 67세 이상 노인은 무료 탑승이 가능했다. 살기 좋은 세상이다. 구미는 나의 고향이다. 나는 구미에서 약 5킬로 떨어진 낙동강 변의 평촌(고아 괴평리)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났다. 내가 태어나자 할머니는 첫 7일 동안 새벽에 낙동강 물을 이고 와 내 몸을 씻기셨단다.  모처럼 고향 쪽으로 가는 나들이지만, 이제는 고향에 아는 친척과 친구도 거의 없으니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다는 시구가 떠오른..

카테고리 없음 2025.03.01

인류세의 인간학

인류세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특이한 곤경이다. 우리에게 인류세는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곤경’이다. 문제는 노력하는 만큼 해결이 가능하지만, 곤경은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이자 난관이다. 인류세에 기후생태 위기는 우리에게 죽고 사는 실존적 위기다. 아니 그 위기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의 곤경이자 난제다. 앤 드루얀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2020)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깨어날 수 있을까? 기후변화와 핵 재앙이 인류문명과 수많은 다른 종들을 돌이킬 수 없게끔 파괴하는 미래로 몽유병자처럼 걸어가는 일을 어떻게 하면 그만둘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을 —공기, 물, 지구의 생명을 떠받치는 구조, 미래를— 돈과 단기적 편리보다 귀하게 여기는 법을 ..

카테고리 없음 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