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 5

'인류세'의 역사철학적 도전과 함의

‘인류세’(Anthropocene)는 홀로세(Holocene)에 대응해 파울 크뤼천이 2000년 멕시코 국제회의에서 불쑥 뱉은 말이다. 불과 20년 남짓 사용되기 시작한 ‘인류세’ 개념은 이제 과학, 인문학, 예술,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본래 ‘인류세’는 지질연대표를 지칭하는 용어다. 홀로세에서 인류세로의 이행은 기후를 포함한 대기권, 해수면을 포함한 수권, 생물권, 그리고 지구표면을 구성하는 물질과 그 이동방식 을 포괄한다.  홀로세에서 인류세로의 이행은 이른바 ‘상전벽해’(桑田碧海)다. 그 변화를 보여주는 많은 도식(탄소배출, 콘크리트와 철강생산, 컴퓨터 보급, 육류소비, 플라스틱 소비, 쓰레기 배출 등)은 19세기까지는 거의 수평을 이루었으나, 20세기에 들어와 특히 1950년대 이..

카테고리 없음 2024.06.29

무상(無常)한 세월

해방둥이인 내가 80줄에 드니,내리 50년 넘게 함께 살아온마누라도 70대 후반이 되었네. 세월이 무상한 줄진즉에 알았지만,노부부에게 노화는 도둑처럼 찾아오네.  성깔 있고 활기차던마누라였지만 노화로 다리가 불편하니 속절없이 힘없는 노인이구려! 내 몸이 불편하면 자기 몸보다 더 챙겨주었건만,막상 아내가 아프니내가 더 난감하네. ‘나’라는 사람은 이 나이 되도록 자리(自利)를 명분으로 이기(利己)로 살아온 게 아닌지아내에게 부끄럽다. 아픈 아내를 지켜보며참회하는 늙은 내가더 아프고 초라해 보이네. 무상(無常)한 세월이여!

카테고리 없음 2024.06.16

모두가 기후 탓인가?

요즘은 ‘기후변화’라는 말보다 ‘기후위기’라는 말에 더 익숙하다. 그만큼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흔히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위기로 핵위기, 기후위기, 환경위기, 불평등 위기(심화)를 말한다. 그야말로 복합적(총체적) 위기 시대다. 이런 위기 가운데 가장 실존적이자 포괄적 위기가 기후위기와 환경위기다. 이를 묶어 나는 ‘기후생태’ 위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후생태 위기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그 입장도 다양하고 주장의 갈레도 다양하다.  이런 터에 나는 최근 『기후변화가 전부는 아니다』(마이크 홀, 홍우정 옮김, 2024)는 책을 접했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둘러싼 종말론적 관점이 어떻게 우리를 집어삼키는가를 경고한다. 말하자면 모든 걸 기후 탓으로 돌리는 이른바 ‘기후주의’(c..

카테고리 없음 2024.06.15

광합성의 신비: 생명의 빛

기후생태 위기로부터 지구를 살려 낼 수 있을까? 인류세(Anthropocene)에 인간의 힘이 너무 비대해져 시구시스템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인류는 멸망해도 지구는 건재하단다. 지구도 살리고 인류도 지속가능한 번영을 누리는 길은 없을까? 세계기상기구(WMO)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향후 5년 안에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80% 수준이라고 했다.  1.5도는 국제사회가 기후위기를 피하기 위해 파리기후협정(2015)을 통해 약속한 ‘마지노선’이다. 사실 나는 1.5도 상승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인다. 기후위기가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인류는 엄청난 기후재앙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게다. 이런 비관적인 현실 앞에서 나는 『생명을 이어온 빛: 광합성의 ..

카테고리 없음 2024.06.08

여행 끝에 손녀랑 만남

모처럼 아들이 포천 산정호수 쪽 한화리조트에 예약을 넣었다. 함께 있던 손녀가 서울로 대학을 가고나니 우리 내외가 국내여행이라도 한 번 했으면 싶었다. 대전에 있는 처제 내외랑 함께 가기로 집사람이 미리 연락을 취해 놓은 상태였다. 일상에서 탈피하는 게 여행이다. 나이 들면 이래저래 여행 떠나기가 쉽지 않다. 집사람이 다리가 불편해 망설이다가 모처럼 잡아놓은 여행일정을 취소할 수 없어 그냥 떠나기로 했다. 경산서 포천까지는 다섯 시간 이상이나 소요되는 장거리다. 경부고속을 타고 가다 중부내륙고속으로 빠져 서울외곽 순환도로를 거쳐 구리 포천 고속을 타고 가는 300킬로 이상의 장도다. 포천 길목 휴게소에서 대전 동서를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리조트 근처 우둠지 숯불갈비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냇가에 식당..

카테고리 없음 202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