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첫사랑이라는 게 있다. 고향은 사춘기에 첫사랑을 한 곳이랬다. 그렇다. 나는 고1 여름 방학 때 고향에서 첫사랑 소녀에게 처음 연애편지라는 걸 써 보냈다. 고향을 떠나 부산서 고등학교 다닐 때, 고향 생각과 함께 첫사랑 소녀가 그리웠다. 향수와 연정이 하나로 뒤섞였다. 그래도 나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는 열심히 한 편이었다. 서울서 철학과를 다니다가 대구로 내려와 특수교육 쪽으로 전공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는 이래저래(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내 일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첫사랑 소녀와도 소원해졌다. 내가 대학 졸업하기 전에 그녀는 결혼했다. 나는 대학원 공부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집사람을 만나 대학에 전임교수로 발령받아 곧장 결혼(1973년 4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