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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와 대등론의 만남

지구 행성에서 인류세의 도래는 홀로세로 회귀할 길이 이미 차단되었음을 의미한다. 지구에서 홀로세의 기후 안정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해서 우리에게 기후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이자 재앙이다. 심지어 우리가 계속 이런 식으로 성장을 추구한다면 종국에는 인류의 종말을 피하기 어려울 게다. 다만 그 시기(속도)와 정도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물성화된 자본의 욕망은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진정한 인류세를 정립하기 위해 ‘만인-만생-만물의 대등론’을 총체적으로 구현해가야 할 터이다. 조동일은 인류 역사의 새 지표로 《대등의 길》(2024)을 냈다. 그는 꿀벌처럼 부지런히 벌꿀을 얻어내고자 ‘대등의 길’로 나아가는 탐구 여행을 시작한댔다. 여기서 만물대등은 만생대등을 포괄하고, ..

카테고리 없음 2025.04.03

인류세의 세상살이

나는 홀로세의 마지막 세대이고 인류세의 첫 세대다. 지구 행성에서 대전환 혹은 거대한 가속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도 나는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실존적 존재다. 21세기는 다중위기 시대다. 인도의 지구 행성 역사학자인 차크라바르티는 기후변화를 당대의 ‘시대 의식’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문명 위기의식이다.  차크라바르티에 따르면, “우리는 깊은 역사, 깊은 지질학적 시간에 빠졌다. 이 깊은 역사로 빠지는 것은 모종의 인식 충격을 동반한다. 깊고 거대한 역사에 빠지는 것은 시대 의식에 들어 있는 인간 중심적 세계관과 생명 중심적 세계관 사이의 긴장과 관련”있댔다. 인류세에 우리는 긴장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내가 보기에 인류세의 시대 의식은 곧 지구..

카테고리 없음 2025.03.31

손녀의 선물: 작은 수첩

작년에 대학생이 된 손녀(지현)가 새해 선물로 내게 작은 수첩을 사주었다. 내가 수첩을 들고 다니는 걸 눈여겨보았던가 보다. 할아버지에 대한 손녀의 관심이 기특하다. 손녀는 어릴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우리 집에서 함께 살았다. 손녀는 우리 집 오아시스였다. 특히 아내의 손녀에 대한 내리사랑은 지극하다. 지금도 아내는 손녀가 서울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늦게 귀가하면 꼭 확인차 전화를 건다.  오늘은 손녀가 선물로 준 수첩에 생각나는 김에 ‘인류세에 살아가기’라는 제목을 메모했다. 그리고는 “디지털 시대 삶의 양식에서 인류세 삶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생태적 삶의 복원과 영성적 삶에 친숙해지기”라고 적었다. 이런 식으로 내 블로그에 포스팅할 글 제목과 아이디어를 수첩에 적어 놓은 게다. 내친김..

카테고리 없음 2025.03.29